북유럽의 보물 아이슬란드 여행지 - 블루라군, 골든 서클, 요쿨살론

여기도 저기도 다 똑같은 풍경에 지친 30대 남성들을 위해, 지구 같지 않은 행성 아이슬란드의 보물 같은 여행지 3곳을 선정했습니다.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30대의 묵직한 감성과 약간의 유머를 섞어 블로그 포스팅 스타일로 작성해 드립니다.


아이슬란드



블루라군 (Blue Lagoon): "나도 이제 관리받는 남자다"라는 착각의 늪

아이슬란드 공항에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 아니 들를 수밖에 없는 곳이 바로 블루라군입니다. 사실 30대 남성에게 '스파'란 목욕탕 사우나에서 어어... 소리를 내며 뜨거운 물에 몸을 지지는 것이 전부였겠지만, 이곳은 다릅니다. 우유를 풀어놓은 듯한 영롱한 하늘색 물속에 몸을 담그는 순간, 마치 내가 북유럽 신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샘솟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릅니다. 실리카 머드 팩을 얼굴에 덕지덕지 바르고 거울을 보면, 북유럽 전사가 아니라 그냥 세수하다 만 아저씨 한 명이 서 있습니다. 그래도 주변을 둘러보세요. 전 세계에서 온 수많은 '아저씨'들이 똑같은 모습으로 하얀 팩을 바르고 맥주 한 잔씩 들고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블루라군 안에는 '인 워터 바(In-water bar)'가 있는데,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근 채 차가운 아이슬란드 맥주를 마시는 경험은 30대 남성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입니다. "아, 이게 인생이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90분이 지나면 피부가 너무 뽀송해져서 내 손등이 내 것 같지 않은 낯선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다만, 머리카락에 온천물이 닿으면 일주일 동안 빗자루처럼 뻣뻣해지니, '탈모'가 걱정되는 우리 나이대라면 반드시 컨디셔너를 떡칠하고 들어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골든 서클 (Golden Circle): 지구의 분노와 장엄함을 동시에 느끼는 '대자연의 뷔페'

아이슬란드 여행의 정석이자, 운전대만 잡아도 화보가 되는 코스입니다. 싱벨리어 국립공원, 게이시르, 굴포스로 이어지는 이 길은 30대 남성에게 "내가 지금 내비게이션을 보고 있는 건가, 인터스텔라를 찍고 있는 건가" 하는 혼란을 줍니다. 특히 싱벨리어 국립공원은 유라시아 판과 북미 판이 만나는 지점인데, 두 대륙의 틈바구니에 서서 "아, 우리 집 전세 대출금도 이 판들처럼 좀 벌어졌으면 좋겠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게이시르(Geysir)입니다. 몇 분마다 한 번씩 땅속에서 뜨거운 물기둥이 수십 미터 위로 솟구치는데, 이걸 보겠다고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는 성인 남성들의 모습은 흡사 낚시터에서 입질을 기다리는 강태공들 같습니다. 물기둥이 팡! 하고 터질 때의 그 쾌감은 부장님의 잔소리를 들을 때 터지는 울화통과는 차원이 다른 시원함을 선사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굴포스(Gullfoss) 폭포의 웅장함 앞에서는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쏟아지는 물보라를 맞으며 서 있으면, 쌓여있던 스트레스와 함께 내 비싼 카메라 렌즈도 같이 젖어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격할 수 있습니다. 30대 남성에게 골든 서클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압도적인 자연 앞에서 "그래, 회사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거대한 명상 센터와도 같습니다.

요쿨살론 (Jökulsárlón): "내 마음도 이 빙하처럼 차갑게... 식었으면"

아이슬란드 남부로 쭉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요쿨살론은 빙하 호수입니다. 거대한 빙하 조각들이 호수 위를 둥둥 떠다니는데, 그 모습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마치 CG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보트를 타고 빙하 사이를 지나가다 보면, 가이드가 천 년 전의 얼음이라며 빙하 조각을 건네줍니다. 그 얼음을 손에 쥐는 순간, 30대 남성의 뇌리에 스치는 생각은 단 하나입니다. "여기에 위스키 한 잔 타 먹으면 진짜 끝내주겠다."

빙하 조각들이 파도에 밀려와 검은 모래 해변에 보석처럼 박혀 있는 '다이아몬드 비치'에 가면 감수성이 폭발합니다. 투명한 얼음 덩어리에 손을 얹고 먼바다를 바라보며 고독한 척 사진을 찍어보세요. 인스타그램용 사진으로는 이만한 게 없습니다. 하지만 바람이 너무 세서 5분 만에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고통이 찾아오고, 결국 "빨리 차에 가서 히터 틀자"는 현실적인 결론에 도달하게 되죠. 요쿨살론은 30대의 복잡한 머릿속을 차갑게 식혀주기에 충분한 곳입니다. 둥둥 떠다니는 빙하를 보며 내 인생의 고민들도 저렇게 멀리 흘러가길 바라는, 조금은 유치하지만 진심 어린 소원을 빌게 되는 마법 같은 장소입니다.


💡 아이슬란드 여행 꿀팁 

  • 마트 투어가 진정한 여행: 아이슬란드 물가는 살벌합니다. 식당에서 햄버거 세트 하나에 3~4만 원을 태우기엔 우리 지갑도 소중하죠. 'Bonus'나 'Kronan' 같은 마트에서 고기와 파스타 재료를 사서 숙소에서 직접 스테이크를 구워 드세요. 그 돈 아껴서 기름 한 번 더 넣는 게 이득입니다.

  • 방수 바지는 필수, 간지는 옵션: "난 청바지가 편해"라고 생각했다간 굴포스 폭포 근처에서 쫄딱 젖어 무거워진 바지를 부여잡고 울게 될 겁니다. 아이슬란드에선 간지보다는 생존입니다. 튼튼한 방수 기능성 바지와 고어텍스 재킷은 30대 남성의 품격을 지켜주는 필수 템입니다.

  • 렌터카는 무조건 4WD: 아이슬란드의 바람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경차를 빌렸다가 차 문을 열 때 바람에 문이 꺾여버리는 '문 꺾임 사고'가 빈번합니다. 무조건 튼튼한 4륜 구동 차량을 빌리고, 보험은 풀커버(특히 모래/화산재 보험)로 가입하세요.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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